'꿈틀꿈틀'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가 운영하는 블로그가 있다.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대체하고 나서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다 찾은 곳인데 제법 독설스러운, 그렇지만 대개 수긍이 가는 내용의 글이 게재되는 개인 블로그다. 특히 삼성을 줏대 있게, 속션하게 까대는 글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해 즐겨찾기를 해 두고 종종 방문하던 터에 며칠 전 이 곳을 중심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전쟁이 일어났다는, 현재도 산발적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가열찬 논쟁의 그라운드에 나서게 했을까.
이들 논쟁의 중심에 '삼성'이 놓여 있다. 이 시대 한국 사회에서 삼성은 하나의 커다란 화두다. 그 본래 의미로만 보면 가치판단의 여지와 거리가 멀지만 기의로서는 시대적 아비투스/이데올로기까지 가늠할 수 있는 화두라는 말이 재벌기업 삼성을 얘기할 때 함께 등장할 수 있다는, 등장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실적/상징적으로 삼성은 취업을 희망하는 이 땅의 거의 모든 젊은이들이 이상향으로 삼는 곳인 동시에 정치권력을 능가한 지 아주 오래인 막강한 경제권력체라는 거다. 정치권력뿐 아니라 권력이라 이름할 만한 모든 영역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려는 괴물, 법으로 다스리기에는 이미 너무 비대해져 버린 이 새로운 리바이어던을 화두삼지 않는다면 그건 더 이상한 일이다.
삼성의 역사를, 어떤 과정을 거쳐 삼성이라는 기업이 지금과 같은 대재벌이 되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를 달리 말하면 삼성의 역사가, 그 과정이 어떤 이유에서인가 거의 철저하게 은폐되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인터넷 최강국이라는 나라의 포털사이트에서 '삼성─역사'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삼성이나 그 하부 회사들을 홍보하는 사이트만 검색된다. '삼성─사카린' 또는 '삼성─밀수'라는 키워드를 써넣어야 겨우 '삼성의 역사'에 대한 편린들이나마 드러난다. 어차피 역사에 가정법은 무의미하므로 발정난 수탉 뒤안 젖은 땅 헤집는 모냥으로 지난 사건들 뒤적거리고 싶지는 않지만 간단하게 한 마디 하고 넘어가자면, 태생이, 그리고 성장해 온 내력이 얼마나 꽃 같으면 그렇게 온갖 야비하고 더러운 방법을 동원해야 천한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지, 정말 꽃1 같아서 원.
논쟁으로 돌아가서, 이들 논쟁의 사실관계는 다음 두 인용문으로 대강 정리될 수 있다. 논쟁의 핵심이 무엇인지 상징적으로 드러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인용에 대한 양해를 구하지 않았지만 출처를 명기할 것이므로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여긴다).
─자신의 블로그를 온통 암세포 광고로 도배한체 삼성제품 사용기를 빙자한 찬양글을 주구장창 싸지르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천박한 소비질을 조장하고 있는 양아치 블로거들이 바로 그들이다. 내가 그런 블로그를 보고 안타까운 가장 큰 이유는 이런 양아치 블로그들이 주로 인기가 높다는 점이다. 즉, 천박한 수요에 천박한 공급이 이루어지는 우리사회의 양아치스러움을 또한번 실증해 보이고 있는 현실 말이다. 이러한 역겨운 꼬라지를 보다못한 본인이 그 양아치들의 블로그를 찾아가 비판도 해보고 비난도 해보았지만, 역시나 ‘삼성의 개짓과 개인의 소비생활은 무관하다’라는 저능한 변명을 늘어놓는 자들이 대부분임을 확인하는데 그치고 말았다.(http://noneway.tistory.com)이 같은 논쟁은 내가 '블로거 사회'에 진입하기 이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것일 테고 앞으로도 몇몇 지점에서의 소소한 교차점을 제외하고는 합일 없이 계속될 것이다. '개인 언론' 혹은 '풀뿌리 언론'이라는 블로그들이 논쟁을 벌이는 것은 건강하다는 표징이다. 열린 사회에서, 열린 사회이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우선적 덕목은 누구나가 수긍하듯 '입 엶' 보다 '귀 기울임'이다. 토론─논쟁은 거기에 기반을 두는 것이므로.
─유독 삼성 광고에 태클을 거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블로거들 사이에서 악의 축으로 형성되어 그런듯 싶다. 태안사태부터 시작하여 김용철 변호사 사건에 이르기까지 솔직히 좀 아니올시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사건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삼성이라는 회사가 나쁘다고 해서 햅틱2와 같은 휴대폰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데 햅틱2가 삼성전자 제품이기에 삼성이라는 이미지와 오버랩이 되어 싸잡아 욕먹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블로그마케팅의 타겟이 삼성이라는 기업이 아닌 햅틱2라는 제품에 맞춰져있는데 삼성전자 제품이라는 이유로 욕을 먹는 것은 아무래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뭐 햅틱2가 많이 팔리면 삼성전자에 돈이 많이 들어갈 것이며 결국 그 돈은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운영하는데 쓰이게 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솔직히 억지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너무 확대해석했다는 것이다.(http://poem23.com)
그러나 귀 기울이는 덕목이 무의미해질 경우가 있다. 그 하나로, 어떤 논지를 주장하는 이의 논리가 오류일 때 토론─논쟁은 논점에서 미끌어진다. 게다가 발화자가 그것을 오류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아예 수렁으로 빠진다. 미끌어지는 이, 수렁에 빠지는 이가 생겨나 허우적거리는 순간 토론─논쟁은 감정적 전투 태세로 약진하게 마련이다.
두번째 인용문의 글쓴이는 삼성이 '아니올시다', '나쁘다'라는 사실을 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삼성이 제조한 햅틱2라는 제품까지 나쁘다고 하는 건 '싸잡아 욕먹'는 거다, '아무래도 억울하다'고 한다. 글쓴이는 또 안다. '햅틱2가 많이 팔리면 삼성전자에 돈이 많이 들어갈 것이며 결국 그 돈은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운영하는데 쓰이게 된다'는 사실을.
뒤집어 까 보자.
─유독 쌤숑 만두가게 광고에 태클을 거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쌤숑 만두가게라는 이미지가 주민들 사이에서 악의 축으로 형성되어 그런듯 싶다. 인육사태부터 시작하여 금요처 변호사 사건2에 이르기까지 솔직히 좀 아니올시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사건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쌤숑이라는 만두가게가 나쁘다고 해서 헬턱2와 같은 만두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데 헬턱2가 쌤숑에서 만든 만두이기에 쌤숑이라는 이미지와 오버랩이 되어 싸잡아 욕먹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블로그마케팅의 타겟이 쌤숑이라는 만두가게가 아닌 헬턱2라는 만두에 맞춰져있는데 쌤숑에서 만든 만두라는 이유로 욕을 먹는 것은 아무래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뭐 헬턱2가 많이 팔리면 쌤숑에 돈이 많이 들어갈 것이며 결국 그 돈은 쌤숑이라는 만두가게를 운영하는데 쓰이게 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솔직히 억지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너무 확대해석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내 얘기는, 글쓴이가 너무 축소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지를 논증하다 논거가 부족하면 논리도 아닌 것들이 논리라는 탈을 쓰고 출몰하는 법이다. 이럴 때 가장 유용한 것은 상식이라는 선으로 내려와 가만히 우러러보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보자. 낱말 몇 개만 바꾸었는데 글이 아주 꽃 같아지지 않는가.
'독나무 과실이론'이라는 법논리가 있다. 간단하게 뜻만 말하면,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아무리 진실하다 하더라도 위법하다는 논리고 꽃나게 쉽게 말하면 독나무에 맺힌 열매는 필경 독을 함유하고 있을 것이므로 함부로 따먹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왜 이 같은 논리가 함부로 폄훼할 수 없는 법리로 인정되고 있을까. 상식, 아이큐 80 조금 넘는 내 대구리로도 납득 가능할 만큼 지극히 평범한 지식이라서다.
마무리 1.
삼성을 옹호하는 이라면 누구든 그 집단이 조폭과 다른 점을 얘기해 달라. 그 모든 것들이 조폭적이라는 사실을 조목조목 말해 주겠다. 일문일답식으로 해도 좋고 인터뷰식으로 해도 좋고 이전투구식으로 해도 좋다. 삼성은 꽃 같아도 햅틱2는 안 꽃 같아요와 같은 '삼성식'으로만 아니면 된다.
마무리 2.
거대한 것들에 주눅들어 납작 엎드린 채로 살 필요 없다. 주어만 바꾸면 다 꽃 같은 존재다.
마무리 3.
술 마시고 마무리지으려니 글 흐름이 영 꽃 같네. 죈장, 누구든 골자만 떠메고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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